하루 15분 정도 매일 주산놀이
수학적 사고방식 갖게 뇌훈련
계산능력ㆍ집중력 높여 큰 효과
수학공부 때문에 속이 타는 부모와 자녀들이 많다. 많은 학습서들이 일단 숫자와 친해져야 한다고 권하는데, 사실 그 방법이 무엇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수학적 사고방식을 갖도록 뇌를 훈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머릿속에 주판 하나를 넣어둘 수 있도록 연상학습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수년 전 컴퓨터보다 빠르고 정확한 사칙연산으로 화제가 됐던 민귀영(46ㆍ여)씨. 그는 주산(암산) 공인 10단으로, 고교시절 주산국가대표선수로 활약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주산에 입문해 2년 뒤 8단 자격증을 따고 고교 2학년 때 10단에 등극했다. 1983년 세계계산기능대회(암산을 비롯해 주판, 전자계산기 등 모든 계산도구를 사용하는 대회)에서 전 세계 300명이 참가한 가운데 고등부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일본을 오가며 두뇌학습에 대한 소양을 쌓다가 아예 중앙대 교육공학 박사과정을 밟게 됐다. 현재 그는 중앙대 교육학 강사로 활동하며 뇌발달방법을 아우른 교육학을 연구하고 있다.
민씨가 암산을 해내는 것을 보고 많은 전문가들이 “그의 뇌를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 민씨는 외동딸 인정(18)양을 키우면서 적용했던 수학적 뇌 발달학습법, 그 중에서도 주판을 활용한 법을 ‘주산이 답이다’(팝콘북스 펴냄)에서 상세하게 풀어놨다.
민씨는 “자녀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수학 잘하는 머리를 만드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하루 15분정도 매일 주산놀이를 시키는 것이다. 계산력은 수학 잘하는 머리를 만드는 기본이라는 게 민씨의 신념이다.
어릴 때부터 계산을 정확하게 빨리하는 능력을 키운 아이는 훗날 수학능력시험을 볼 때 여유 있게 문제를 풀 수 있으며, 실수로 답을 틀릴 확률이 적다. 실제로 수능 상위권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쌓아놓은 계산력이 수리영역에서 고득점을 얻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는다.
주산을 통해 손가락 운동으로 계산을 하는 과정이 익숙해진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연산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암산을 할 수 있게 된다. 주산과 암산은 그 자체로 두뇌 트레이닝인 것이다. 또한 주산놀이를 매일 하다 보면 연산 패턴을 반복적으로 익혀 자유자재로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아이들은 이러한 훈련 과정에서 자신이 자주 틀리는 문제의 연산 패턴을 알아내고 확실하게 문제를 푸는 방법을 찾아나가게 된다.
민씨는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70%는 계산과 관련된 문제들”이라면서 “주산놀이는 계산능력뿐 아니라 집중력을 높이고 두뇌회전을 활발하게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영순 기자 yspark@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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