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계산기와 컴퓨터에 밀려 골동품 취급을 받던 주판을 일본이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에도 포함시켰다고 하는데 이유가 뭘까요?

유상하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지금도 일본의 주택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주산 학원.

교실을 가득 채운 어린이들이 고사리 손을 움직여 주판을 놓고 있습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계산능력이 좋아진다는 말에 주산을 선택한 초등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히라노 게이토 (초등1학년)]
"빠르게 계산하고 싶어서 주산을 배우고 있어요."

여기선 계산기보다 빠른 속도로 암산하는 연습도 수없이 반복됩니다.

(합계는?)
"5,841 입니다."

예닐곱 자릿 수 곱셈 문제를 보는 즉시 암산으로 답을 적어내는 주산 10단 소년에게 비결을 물어봤습니다.

[야타니 다쿠야 (14살, 주산 10단)]
"머릿속에 주판이 있다고 가정하고 주산하는 것처럼 암산을 합니다."

보통 계산할 때는 왼쪽 뇌를 쓰지만, 주산은 숫자를 주판의 이미지로 바꿔서 오른쪽 뇌를 사용합니다.

골고루 두뇌를 계발할 수 있다는 이론이 퍼지면서, 다시 주산 붐이 일게 된 이유가 됐습니다.

[다카야나기 (주산학원 대표)]
"우뇌를 써서 계산을 하기 때문에 두뇌계발 측면에서 창의력이 늘어난다고 봅니다."

198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리다 사그라들던 주산 학원은 전국 1만5천개로 늘었고, 자격을 따려는 수험생도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일본 정부는 초등학교 3~4학년 정규 수업에도 주산 교육을 포함시켰습니다.

게임에 빠져들기 쉬운 아이들의 집중력을 끌어내는 방법으로 주산과 한자 같은 예전의 아날로그 식 교육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인은 낡은 물건도 잘 버리지 않는 걸로 유명합니다. 컴퓨터 시대인 지금도 이 주판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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